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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직사각형, 삼각형> 같은 가족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다

by ┆┝⤤✚▼ 2026. 7. 3.

2026년 1월 한국 극장가에는 색다른 의미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 등장했다. 다채로운 연기 변신으로 유명한 배우 이희준이 직접 메가폰을 잡고 각본까지 쓴 영화 '직사각형, 삼각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8년 단편영화 '병훈의 하루'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이희준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연출작으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은 뒤 2026년 1월 21일 정식 개봉했다. 이 글에서는 이 독특한 가족 코미디 영화의 줄거리와 제목의 의미, 출연진, 그리고 제작 과정에 얽힌 흥미로운 뒷이야기까지 차근차근 짚어보고자 한다.

사이좋은 가족 모임에서 시작된 예측 불가능한 소동

영화는 한 집안의 사위(진선규)가 처제 부부의 집에서 열리는 가족 모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처음에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지만, 이런저런 대화 속에서 그동안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해묵은 갈등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설거지를 둘러싼 사소한 다툼이 목소리를 높이는 싸움으로 번지고, 급기야 누군가는 눈물까지 흘리고 만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가족은 외부의 공공의 적, 즉 옆집 부부와 시비가 붙는 순간만큼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하나로 똘똘 뭉친다. 이희준 감독은 한정된 아파트라는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한국 가족의 이야기를, 폴란드 출신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대학살의 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영화는 좁은 거실이라는 한 공간 안에서 다수의 인물이 끊임없이 부딪히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웃음과 파국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맞붙는 순간들을 촘촘하게 그려낸다.

제목에 담긴 뜻밖의 사연과 진심 어린 출연진 섭외

이 영화의 독특한 제목은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에서 비롯되었다. 같은 물체라도 종이를 접는 방향에 따라 직사각형으로도, 삼각형으로도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한 것으로, 결국 같은 상황이라도 보는 시점과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희준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초고 단계의 가제는 극 중 처제 캐릭터의 이름을 딴 '윤정이'였으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이것이 한 인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선이 부딪히는 이야기라는 점을 깨달으며 지금의 제목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시나리오를 준비하던 시기에 영화 '슬픔의 삼각형'에 깊이 빠져 있었던 것도 제목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출연진 구성 역시 인상적이다. 이희준 감독과 오랜 시간 같은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에서 활동해 온 배우 진선규를 비롯해 오의식, 오용, 권소현, 정종준, 이재신, 김희정, 정연, 이하랑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감독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출연을 부탁하는 것이 싫어,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거마비라도 챙겨주며 정중히 섭외했다고 밝혔다.

단 3일의 촬영, 연극처럼 완성된 영화적 실험

'직사각형, 삼각형'의 제작 과정 또한 영화만큼이나 흥미롭다. 한정된 제작비로 작품을 완성해야 했던 만큼, 촬영팀은 본 촬영에 앞서 일주일간 연극 연습실을 빌려 마치 무대 위 연극을 준비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을 이어 맞추는 연습을 거듭했다. 이러한 철저한 사전 준비 덕분에 실제 촬영은 단 3회차, 즉 3일 만에 모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여러 배우가 동시에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많은 만큼, 대본에서 대사가 겹치는 부분을 모두 표시해 두고 정확한 타이밍에 대사가 들어가도록 미리 합을 맞췄다는 점도 눈에 띈다. 흥미롭게도 극 중 천장에서 물이 새는 장면은 의도된 연출이 아니라, 실제 촬영 장소였던 집에서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그대로 극의 한 장면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해진다. 실제로 이 작품은 같은 극단 소속 배우들에 의해 연극 무대에도 오른 바 있어, 영화와 연극을 오가는 독특한 생명력을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평단에서는 이 영화를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연상시키는 대화극에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몸싸움과 춤, 예상치 못한 슬랩스틱 코미디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보기 드문 형식의 작품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직사각형, 삼각형'은 배우 이희준이 7년 만에 선보인 두 번째 연출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은 뒤 2026년 1월 정식 개봉한 가족 코미디 영화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이 사소한 농담에서 시작해 해묵은 갈등을 마주하고, 다시 외부의 위협 앞에서 하나로 뭉치는 과정을 통해 같은 상황도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진선규를 비롯한 극단 동료 배우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단 3일 만에 완성된 이 작품은, 적은 제작비와 짧은 촬영 기간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사전 준비와 진정성 있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공감, 그리고 묵직한 여운을 동시에 선사하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이라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복잡한 관계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이 작품은, 2026년 초 한국 극장가에 색다른 즐거움을 더한 화제작으로 기억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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